안녕하세요?

활동가분들께 질문이 있어요. 공익 프로젝트를 할 때 보통 예산 대비 인건비 비율에 대한 기준이 있나요? (예를 들어 전체 예산의 40% 이런 식으로...)

이번에 행사를 준비하면서 저 나름대로 책정한 저희 둘의 활동비 액수가 있는데, 제가 이런 활동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게 정당한 것인지(과한 쪽으로든, 부족한 쪽으로든)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저희가 활동하면서 쏟는 에너지나 시간, 노력 등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하지만 예산 사용처를 공개했을 때 기부자분들이 체감하시는 건 또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답변 주실 때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말씀 주세요. 저희 행사 총 예산은 200만원 정도입니다. 5일 짜리 행사고요, 둘이서 아래의 활동을 모두 하고 있어요.

- 전체 행사 기획

- 콘텐츠 작성

- 섭외(디자이너, 자원봉사, 작곡가, 협력사)

- 제작 관리(노래, 브로셔, 포스터, 기념품 2종, 티셔츠 등)

- 펀드 레이징 및 모객

- 거리 캠페인 (보드 제작 및 캠페인 진행)

- 오프라인 행사 진행, 유튜브 라이브 진행

- 해외 유튜버 인터뷰, 편집, 번역, 자막

- SNS(페북, 블로그) 관리

지구별우군
저의 경우는, 남의 일을 받아서 실행할 때(영리)와 제가 하고싶은 일이라서 하는 일(비영리)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잡아요. 용역(영리)사업의 경우 필요 경비에다가 인건비, 예비비 및 이윤을 붙여서 책정하고요. 비영리는 실비만 받아도 만족하는 경우가 있어요. 영리 경우 내 한 달 월급을 스스로 정하고, 한 달 내가 들이는 시간/노력100% 중 이 일을 하는 데 몇%를 썼느냐에 따라 인건비를 책정해요. (연구용역의 경우 행안부 학술연구용역 단가를 참고해서 책정합니다.) 역으로, 인건비가 거의 고정되어 있다면, 책정된 인건비/내월급 % 로 내가 얼마의 노력을 투입할 지를 산출해보아요. 예를 들어 내 인건비는 적어도 월 200만원이라 생각하는데, 이 일에 책정된 고정 인건비가 월 100만원이라면, 난 50%의 시간만 투자해야겠구나-라고요. (그걸 못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적어도 그 정도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요, 내가 자발적으로 그 이상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면, 그건 그냥 내가 서비스나 덤으로 인건비를 추가 제공한다고 생각해버려요.) 강님의 행사 인건비를 제 방식으로 책정한다면, 5일동안 하는 행사지만 그 행사 전 후에 기획하고 홍보물 만드는 시간을 다 포함한 시간이 10일 이라고 치면, 1/3 * 내 월급을 인건비로 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미 이 행사에 소요되는 경비(섭외비만 해도..)가 많이 들 것 같아서, 인건비가 나올 수 있나 궁금하긴 해요.
물론, 내가 하고 싶고 내가 기획해서 하는 행사(제 기준에 비영리)라고 하면, 다른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어떻게 책정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지구별우군님, 상세한 답변 감사드려요! 행사 후 바로 지방에 갔다가 여행을 하는 바람에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의 경우 직장을 그만 두고 일정한 수입이 없은 지가 너무 오래 된 데다(한 달에 한 푼도 못 버는 생활이 몇 년간...-ㅅ-;;) 이제서야 작으나마 불규칙적인 수입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월 고정 인건비 기준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제 한 달 인건비를 책정하자니 그것도 참 애매하더라고요. (너무 높게 잡아도 안 될 것 같고, 낮게 잡으면 일에 비해 보상을 못 받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에 모금액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200만원 목표, 212만원 모급), 예산 중 생각지못하게 절약된 부분들이 있어서 예산 작성 시 책정했던 것보다 거의 1.5배의 돈을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게 정당한 것일지 계산하는 방법으로 최저 임금을 적용해보았습니다. 5월 3일부터 매일 하루에 3시간 정도 투자, 행사 5일간은 8시간 투자 한다고 했을 때, 계산해보니 최저 시급보다도 적어서 그냥 받았습니다.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공익활동은 이윤을 남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는 반대하는 편인데, 이번 일을 하면서 저 자신조차 제가 옹호하는 생각에 대해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낀다는 걸 발견했어요. 일의 질이나 양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전체 예산에서 덩어리가 커보인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우리가 돈 벌려고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더라구요.
토란
@강 돈 벌려고 하면 안되나요? 좋은 목적, 공익 목적이어도 일을 했으면 돈을 받아야죠. 인건비는 이윤이 아니에요. 제가 기부하는 곳에 계신 분들이 제대로 된 보수를 받고, 확실하게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0만원은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인건비 책정에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토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공익 활동으로 돈 벌면 안 된다는 생각에는 반대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막상 제가 활동비를 받으려니 돈을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한 것이 좀 충격이었어요. 저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번에 같은 뜻을 가진 친구와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진행했고, 아마 앞으로 일 년에 한 번 정도 할 것 같아요. 200만원이 너무 적다는 건 전체 예산 200만원이 너무 적다는 말씀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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